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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고민 해결법

돌 지난 아기, 입 짧을 때 먹인 우리 집 간식들 – 엄마의 경험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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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지난 아기, 입 짧을 때 먹인 우리 집 간식들 – 엄마의 경험을 담아

 

 밥보다 더 힘든 간식, 입 짧은 아기와의 하루

돌이 지나면서부터 저는 본격적으로 아기와의 ‘식사 전쟁’을 치르기 시작했습니다. 이유식을 하던 시기에도 잘 안 먹는 날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이유식은 숟가락에 얹어서 입에 넣어주면 그럭저럭 삼키곤 했습니다. 그런데 돌 지나고 난 뒤부터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제 아기는 자기가 먹고 싶지 않으면 입을 꾹 다물었고, 밥상을 엎어버릴 기세로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제가 가장 힘들었던 건 아기가 한 끼를 거의 굶다시피 했을 때였습니다. 밥을 먹지 않으면 분명 금방 배가 고플 텐데도, 아기는 입을 굳게 다물고 한두 숟가락만 먹고는 고개를 돌려버렸습니다. 억지로 먹이려 해도 짜증이 나서 울고, 저 역시 점점 예민해졌습니다. ‘이러다 아기가 영양이 부족하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이 하루 종일 따라붙었습니다. 하지만 경험해보니, 이런 시기에는 밥에 집착하기보다는 간식으로라도 영양을 채워주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기가 밥을 거부한 날, 어떻게든 입에 뭔가를 넣이려고 손에 쥐어줄 수 있는 간식들을 찾아 나섰습니다. 간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달고 자극적인 것이 아니라, 아기가 부담 없이 먹으면서도 어느 정도 영양까지 챙길 수 있는 것들이 필요했습니다. 오늘은 제가 실제로 입 짧은 돌 지난 아기와 함께 보내며 시행착오 끝에 찾아낸 ‘잘 먹었던 간식들’과 그때의 경험을 담아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1. 바나나 – 거부할 수 없는 부드러움

 

하루는 아기가 점심을 거의 먹지 않고 고개를 젓길래, 속이 탄 저는 결국 주방에 있는 바나나를 꺼냈습니다. ‘이것마저 안 먹으면 어떡하지…’ 걱정하며 껍질을 벗겨 손에 쥐어줬는데, 의외로 아기는 바나나를 보고 눈을 반짝이며 바로 손에 집었습니다. 그리고는 한 입 베어 물더니 곧바로 꿀떡 삼켰습니다. 저는 속으로 “살았다…” 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바나나를 늘 집에 쌓아두고 살았습니다. 아기가 밥을 거부할 때마다 바나나 반 개라도 먹이면 속이 좀 든든해졌습니다. 손에 쥐고 쉽게 먹을 수 있고, 부드러워 씹는 게 서툰 아기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었기에 정말 유용했습니다.

팁:

  • 너무 큰 바나나는 아기가 질려할 수 있으니, 손에 잡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거나 반만 쥐여주면 좋습니다.
  • 바나나를 너무 자주 주면 질려할 수 있으니 일주일에 2~3번 정도가 적당했습니다.

2. 고구마 스틱 – 달콤한 자연 간식

 

제가 처음 고구마를 찌고 으깨서 떠먹이려고 했을 때, 아기는 손사래를 치며 한 숟가락도 먹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때 저는 문득 ‘이 아기는 지금 자기 손으로 먹고 싶어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고구마를 손가락 길이 정도로 길쭉하게 잘라 쪘습니다. 말랑해진 고구마 스틱을 식혀서 아기 손에 쥐어줬더니, 이번에는 신기하게도 손으로 잡고 빨기 시작했습니다. 한 번 빨아보니 달달한 맛이 났는지 결국 끝까지 먹더라고요.

팁:

  • 물기가 너무 많으면 아기가 잡기 불편해하니, 고구마를 찌고 살짝 식혀서 적당히 단단해졌을 때 주면 좋습니다.
  • 먹다가 으깨지더라도 그것마저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면서 조금씩 먹게 되니 조급해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3. 치즈 – 한입에 쏙, 고소한 영양 간식

 

아기가 밥을 거부하고 짜증이 극에 달했을 때, 저는 냉장고에서 치즈 한 장을 꺼냈습니다. 사실 별 기대 없이 ‘이거라도 먹겠지…’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기는 치즈를 보자마자 손을 뻗었습니다. 얇게 찢어서 한 조각씩 입에 넣어줬더니 치즈 특유의 고소함이 마음에 들었는지 스스로 달라고 손짓을 했습니다.

팁:

  • 돌 이후 아기들은 슬라이스 치즈보다는 아기 전용 큐브치즈나 한입 크기로 나온 제품이 먹기 더 편합니다.
  • 칼슘도 풍부해서 한두 조각 정도는 안심하고 줄 수 있지만, 염분이 있기 때문에 과량 섭취는 주의해야 합니다.

4. 요거트 – 숟가락 놀이와 함께

 

아기가 밥을 거부한 어느 날, 저는 요거트를 꺼내 아기 전용 숟가락과 함께 줘봤습니다. 손으로 흘리면서도 퍼먹기 시작했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저는 그저 웃으며 지켜봤습니다. 한 번은 바나나를 잘게 썰어 요거트에 섞어줬더니, 아기는 더 맛있게 받아먹었습니다.

팁:

  • 무가당 플레인 요거트를 사용하는 게 좋아요. 시판 어린이용 요거트도 있지만, 당 함량을 꼭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 아기가 스스로 퍼먹고 싶어 하면, 손과 옷이 더러워지더라도 놔두는 게 좋습니다. 스스로 먹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면 거부감이 줄어듭니다.

5. 계란찜 – 부드럽고 따뜻한 위로

 

아기가 한 끼를 거의 거부해서 배가 고플까 걱정될 때, 저는 간단하게 계란찜을 했습니다. 부드럽게 익힌 계란찜을 작은 숟가락으로 퍼서 한입 넣어주면, 그 따뜻함 때문인지 아기는 의외로 받아먹었습니다. 특히 감기가 오려고 하거나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일 때도 계란찜은 잘 먹었습니다.

팁:

  • 소금은 거의 넣지 않고 물과 계란만 섞어서 부드럽게 찌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 너무 뜨겁지 않게 식혀서 한 숟가락씩 천천히 먹이면 잘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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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짧을 때 먹인 우리 집 간식들


밥 대신 간식도 괜찮아요

돌이 지난 아기들은 성장하면서 입맛이 변하고 자기주장이 강해지기 시작합니다. 밥을 거부한다고 매번 스트레스받기보다, 가끔은 간식으로 식사 대용을 해도 괜찮다는 걸 저는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바나나, 고구마 스틱, 치즈, 요거트, 계란찜 같은 간단하지만 영양도 챙길 수 있는 간식들로 저는 수많은 위기의 순간을 버텨냈습니다.

아기가 밥을 거부할 때, 엄마도 같이 힘들고 지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한 숟가락 덜 먹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아기의 식사 시간을 엄마와 아기 모두에게 스트레스가 아닌 ‘편안한 시간’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더라고요.

오늘도 한 끼를 거부한 아기 앞에서 한숨 쉬고 있을 엄마들에게, 저의 작은 경험이 위로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밥 대신 바나나 반 개면 어때요?”
그것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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