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놀이 싫어하는 아이를 글자에 빠지게 만든 흥미유발법
“다른 애들은 한글 뗀다는데… 우리 아이만 관심이 없어요”
아이 5살이 되던 해, 저는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린이집 보내면 가끔 다른 아이들이 이름도 쓰고, “엄마, 이거 가방 글자 ‘가’야?” 이런 말을 하는 걸 듣게 되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저도 모르게 제 아이와 비교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는요?
글자에 1도 관심이 없었습니다.
“이거 무슨 글자일까?” 하면
“몰라, 안 해~” 하고 휙 가버리거나,
글자 공부하려고 하면
“엄마, 장난감 해줘~” 하면서 딴청을 부렸습니다.
특히 글자 카드나 한글 교재 펴면
딱 1분 보고 벌써 침대에 누워서 뒤굴뒤굴…
그 모습에 저는 속이 터졌죠.
“이래서 한글은 일찍 시켜야 한다는 건가…”
밤마다 육아 카페에서 ‘5세 글자 관심 없음 정상?’
이런 검색어를 찾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저는 하나 깨달았습니다.
“아이에게 글자는 놀잇감이어야 한다.”
“글자가 신기하고 재밌어야 알아가고 싶어하는 거지, 억지로 하면 더 멀어진다.”
저는 그 뒤로 방향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글자 공부’가 아니라,
‘글자 놀이’로 접근했죠.
그렇게 시도해봤던 몇 가지 방법이
우리 아이를 ‘글자와 친구 되게’ 해줬습니다.
오늘은 글자에 관심 없던 우리 아이도 흥미를 보이게 했던 방법들을 경험을 담아 자세히 나눠보려 합니다.
1. ‘우리집 간판 찾기 놀이’ – 길에서 글자 발견하기
저희 아이는 집에서 책으로 글자를 보여주면 금방 도망갔어요.
그런데 밖에 나가서 간판을 보며 놀 때는 유난히 반응이 좋더라고요.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집에서도 가르칠 게 아니라, 그냥 밖에서 글자를 발견하게 해보면 어떨까?’
그래서 아이랑 손잡고 동네를 걸으면서
“우와, 저기 CU 써있다! C는 뭘까? 유는 웃는 얼굴 같지?”
이런 식으로 가볍게 말했어요.
그랬더니 아이가 어느 순간
“엄마, 저기 GS도 있어!”
“이거는 피자야? 피자 ‘ㅍ’ 있어?”
하면서 스스로 글자를 찾기 시작하더라고요.
‘맞아, 글자가 멀리 있는 게 아니구나.
아이한테는 일상에서 글자를 발견하는 게 첫 시작이구나.’
그때 그렇게 느꼈어요.
놀이법:
- 외출할 때 아이와 ‘간판 글자 찾기 놀이’를 해보세요.
- 처음엔 그냥
“우와, 빨간 글자네!”
“동그란 글자야!”
이런 식으로 글자 모양에만 관심 갖게 해도 충분해요. - 차츰 아이가 궁금해하면
“이건 ‘ㄱ’이야, 기차 소리 ‘ㄱ’!”
이렇게 소리와 연결해보세요.
포인트:
- 처음부터 읽게 하려 하지 말고 ‘글자 모양 발견하기’부터 시작하는 게 좋아요.
- 엄마가 너무 알려주려 하면 아이가 부담스러워해요.
아이 스스로
“이거 뭐지?”
물어볼 때까지 기다려주는 게 포인트입니다.
2. ‘이름 찾기 놀이’ – 내 이름은 특별해
아이 이름 세 글자.
그게 처음 아이에게 글자를 알려주는 데 제일 좋은 재료더라고요.
우리 아이도 자기 이름에는 반응이 달랐어요.
“이게 네 이름 ‘하윤’이야. 하윤이가 제일 좋아하는 글자야!”
이렇게 말하면서
이름이 적힌 스티커를 냉장고, 장난감 상자에 붙였어요.
그러고 나서
“하윤이가 하윤 이름 찾아볼까?”
이렇게 했더니 눈을 반짝이면서
“여기 있다!”
찾아내는 거예요.
자기 이름이니까 관심이 확 생기더라고요.
그 뒤로는 놀이터에 이름표 걸린 자전거만 봐도
“엄마, 이름 있다!”
하며 먼저 찾아내더라고요.
놀이법:
- 아이 이름을 종이에 크게 써서 눈에 띄는 곳에 붙여보세요.
- 아이와
“하윤이 이름 찾아볼까?” 하면서 냉장고, 서랍, 책장에 숨겨놓고 찾기 놀이를 해보세요. - 찾으면
“우와! 하윤이 이름 찾았다!”
과장되게 반응해주세요.
포인트:
- 아이는 자기 이름이 제일 관심 가는 글자예요.
이름 찾기로 글자에 첫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 이름 찾기 → 엄마 이름 찾기 → 동생 이름 찾기 이렇게 확장하면 좋아요.
3. ‘글자 뽀드득 놀이’ – 손으로 만지고 그려보는 재미
집에서 종이에 글자를 쓰라고 하면 도망가던 아이였는데요,
한번은 제가 주방에서 밀가루 반죽을 만지는데 아이가 옆에 와서 같이 만지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반죽 위에 손가락으로
“이거 ‘ㅎ’이야. 하윤이 ‘ㅎ’!”
그려보였어요.
그랬더니 아이도 따라 했어요.
그 이후로 밀가루 말고도
물감, 모래, 폼클레이, 욕조 김 서린 유리
이런 데다 손가락으로 글자 그려보는 놀이를 자주 했어요.
손으로 만지면서 그리니까
글자라는 게 ‘써야 하는 공부’가 아니라,
만지고 놀 수 있는 재밌는 모양’으로 느껴지더라고요.
놀이법:
- 밀가루, 모래, 물감, 김서린 유리 같은 데 손가락으로 글자 그려보기.
- 처음엔 아이 이름이나
‘엄마 ㅇㅇㅇ 사랑해’ 이런 익숙한 글자부터 시작해요. - 글자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손으로 만지면서 그리는 과정 자체가 중요해요.
포인트:
- 손으로 그려보면 글자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확 줄어요.
- 틀려도 괜찮다고 말해주세요.
“와, ‘ㅎ’ 비슷하게 생겼네!”
이런 식으로요.
글자는 ‘놀이’가 되자, 아이가 스스로 찾더라
지금 우리 아이는 여전히 글자를 다 읽지는 못해요.
하지만 간판에서 자기 이름 첫 글자를 찾고,
자기가 좋아하는 과자 봉지에서 ‘ㅇ’이 보인다며 신나게 말해요.
이게 시작이더라고요.
글자와 친구가 되는 것.
흥미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배워가게 되더라고요.
혹시 지금
“우리 아이는 글자에 관심이 없어요”
하고 걱정하는 엄마가 있다면,
오늘 간판 하나, 이름 하나만 찾아보세요.
그 작은 시작이,
글자를 좋아하게 되는 첫걸음이 되더라고요.
우리 아이도 그랬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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